방송국 스튜디오


자유게시판
-
시와 그리움이 있는마을
1
그RE스(@jmslo7782)2010-12-04 15:15:46
╂˚。♣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♣。˚╂
이 꽃그늘 아래서
내 일생이 다 지나갈 것같다.
기다리면서 서성거리면서
아니, 이미 다 지나 갔을지도 모른다.
아이를 기다리는 오 분간
아카시아꽃 하얗게 흩날리는
이 그늘 아래서
어느새 나는 머리 희끗한 노파가 되고,
버스가 저 모퉁이를 돌아서
내 앞에 멈추면
여섯살배기가 뛰어내려 안기는개 아니라
휜칠한 청년 하나 내게로 걸어 올 것만 같다.
내가 늙은 만큼 그는 자라서
서로의 삶을 맞바꾼 듯 마주 보겠지.
기다림 하나로도 깜박 지나가 버릴 생.
내가 오래도록 돌아오지 않을 때쯤
너무 널리 나가버린 그의 썰물을 향해
떨어지는 꽃잎,
또는 지나치는 버스를 향해
무어라 중얼거리면서 내 기다림을 완성하겠지.
중얼거리는 동안 꽃잎은 한 무더기 또 진다.
아, 저기 버스가 온다.
나는 훌쩍 날아 올라 꽃그늘을 벗어난다....
♪그®e스 ♪
댓글 0
(0 / 1000자)
- 쪽지보내기
- 로그방문
브라우저 크기를 조정해 주시거나
PC 환경에서 사용해 주세요.